Special Interview/이순열 현대로보틱스 스마트팩토리 부문장 “로봇에 여러 가지 요소기술 융합해서 엔지니어링, 제작, 설치 및 시운전 전반의 토탈 솔루션 제공하는 것이 로봇SI기업의 역할”
최교식 2020-04-24 13:45:20

 

 

 

지난해 말, 국내 로봇 SI기업의 상호이익을 도모하고 공동협력 기반 조성을 통해, 로봇산업 발전 및 국가 제조혁신을 도모하기 위한 로봇SI기업협의회가 한국로봇산업협회 주도로 발족됐다. 그동안 국내 로봇산업계에선 로봇 기업과 수요기업 간에 정보 교류 및 네트워크 구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로봇산업의 생태계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었는데, 이번 협의회 발족을 통해 SI기업간 인적 네트워크 구축, 로봇산업 기술 및 정보 교류, 로봇 SI관련 전문 인력 양성 등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현대로보틱스가 이 로봇SI기업협의회의 회장사를 맡고 있다. 현대로보틱스에서 전략적으로 본격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이끌고 있는 이순열 스마트팩토리 부문장을 만나 로봇 SI기업협의회의 설립배경과 현대로보틱스의 스마트팩토리 사업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취재 최교식 기자 cks@engnews.co.kr>

 

 

 

 

Q. 로봇SI기업협의회가 발족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A. 로봇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로봇 자체기술과 주변 자동화 및 스마트화 응용기술이 융합이 돼야 한다. 국내에는 로봇SI기업이 상당히 많다. 이들 기업들이 모여서 협의회를 구성하여 SI기업간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시장 요구사항의 공유와 정보교류를 하고, 로봇관련 법규나 제도를 개선하는데 일조를 함으로써, 국내 로봇산업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로봇SI산업 발전을 통해 로봇산업 발전과 국가 제조업 혁신을 이끄는 것이 로봇SI기업협의회의 목표로, 우리나라가 세계 1위의 로봇활용국가로 입지를 구축하는데 협의회가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독일이나 특히 일본의 경우에는 로봇산업에서 SI기업의 역할이 상당하고, 기술도 발전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로봇 수요는 높은 반면, 독일이나 일본과 같은 국가에 비해 생태계가 취약하다. 중국 역시 로봇 관련회사들이 빠르게 성장해 나가고 있어서 우리나라와는 양적으로 비교가 안 된다.

, 현재 제조로봇은 다관절 로봇 중심의 산업용 로봇으로 인식이 되고 있는데, 협동로봇도 산업용 로봇의 한 종류로 관련 법규가 개정이 될 필요가 있다.

협동로봇이 활성화 되지 않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안전관련 법규다. 산업용 로봇은 고용노동부 법령인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위험기계류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고, 산업용 로봇 중 하나인 협동로봇은 산업안전보건법에 적용된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시행규칙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로봇의 안전인증은 제조자체 인증, 설치 인증, 사용단계 인증의 3단계 인증으로 되어 있다.

협동로봇은 사람의 작업을 도와 효율성을 높이는 용도에 최적화된 로봇으로, 사람과 근접해서 협업 작업하는 만큼, 기존의 안전 규정을 그대로 협동로봇에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지금은 시스템 도입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보급확산을 위한 기술 및 정보교류, 교육, 인증 절차 등 많은 부분이 준비되고 보완이 될 필요가 있다.

현재 로봇이 적용되는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음식을 배달하는데도 쓰일 수 있고, 병원에서 수술하는데도 쓰이고, 환자를 케어하는데도 쓰인다. AGV도 광의의 로봇에 해당하며, 모바일 로봇인 AMR도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자율주행 모바일 로봇에 대한 안전관련 법규나 규정도 만들어져야 한다.

 

Q. 국내 로봇산업발전을 위해 SI기업들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A. 로보틱스는 로봇산업 전반에 대한 공학이다. 비전, 그리퍼와 같은 로봇 주변기기, 엔지니어링, 인공지능, 모바일 기술, 시스템 통합, 이런 것들이 모두 융합이 돼서 로보틱스 기술이 구성이 되는데, 이러한 융합은 스마트팩토리 기업이 해야 한다.

앞으로 로봇은 지능형 로봇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정부에서도 로봇산업을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산업으로 육성하고, 제조업 및 서비스업 혁신을 뒷받침하기 위해 3차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을 확정 발표하고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여기에서 핵심은 인공지능이다. 과거의 로봇은 지능이 없었다. 과거 로봇은 단순반복적인 작업을 수행하면서 규칙적이지 않은 비정형적인 작업은 인간이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최근에 선보여지고 있는 지능형 로봇은 이러한 비정형적인 작업도 할 수 있게 됐다. 또 개별 로봇에 인공지능을 탑재시킬 경우 공정이 복잡해지고 기업의 역량에 따라 효율이 달라지기 때문에, 플랫폼 단에서 네트워킹을 통해 인공지능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근의 흐름이다.

특정 산업의 요구사항에 맞게끔 로봇에 인공지능과 여러 가지 요소기술을 융합해서 사전 컨설팅부터 설치 시운전까지 전반적인 토탈 솔루션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로봇SI기업의 역할이다.

현대로보틱스 스마트팩토리 부문은 로봇을 기반으로 SI를 하는 사업부문이다. 현대중공업을 통해 36년 동안 축적된 로봇기술과 제조기술, 시스템 통합기술, 데이터기술을 효과적으로 융합할 수 있다.

국내 SI기업들은 중소기업이 많은데, 난이도가 높은 로봇기술과 새로운 응용에 대한 성공사례를 만드는 것은 대기업이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고, 중소기업들은 이를 수평 확산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Q. 현대로보틱스는 로봇업계에서 타 경쟁업체에 비해 어떤 경쟁력을 지니고 있나?

A. 현대로보틱스는 업계에서 연구개발 역량이 가장 뛰어나다. 그 이유는 150명 이상의 로봇 연구개발 및 기술 인력과 그룹의 제조관련 전문 인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

현대로보틱스는 그동안 조선해양과 자동차 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용접, 도장과 관련된 로봇 응용기술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산업에서 로봇 시장 점유율 1위유지와 지속적인 응용 기술력 확보를 통하여 시스템 통합(SI)분야에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Q. 현대로보틱스는 스마트 팩토리 및 물류 자동화를 어떠한 방향으로 진행해 나가고 있나?

A. 현대로보틱스는 최근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제조 트렌드에 맞춰 제조업의 스마트팩토리 구축이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로봇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팩토리 및 스마트 물류 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자 한다. 로봇을 기반으로 한 자동화 패키지를 추가로 개발하고, 스마트팩토리 운영 솔루션과 연계하고, 급성장하고 있는 물류자동화 산업에 새롭게 진입하고자 하는 것이 우리의 방향이다.

특히 현대로보틱스 스마트팩토리 사업부문의 일차목표는 로봇을 기반으로 한 산업 특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선도적 기술을 개발하고, 산업분야별 전문역량을 강화하며, 산업분야별 맞춤형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미션이다.

특히 로봇은 융합기술이다. 로봇의 주요 부품은 감속기인데, 감속기의 수명은 정격 운전시 6,000 시간에서 10,000시간 정도이다. 그런데 10,000시간 사용 후 모든 로봇이 고장이 나는 게 아니라 무리하게 사용하면 3,000시간 사용 후 고장 날 수 있다. 현대로보틱스는 데이터 기반의 로봇관리 시스템인 HRMS(Hyundai Robot Management System)로 로봇의 모니터링, 고장진단, 유지보수를 지원하고 있다. 예를 들어 모터나 감속기가 앞으로 몇 시간 더 사용할 수 있는지 정격수명이나 부하율을 분석해서 고장을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만들어 원격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에러 알람이나 전자 메뉴얼, 알람 이력 관리 등 유지보수 알람을 통해서 빠른 조치로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이처럼 현대로보틱스는 로봇 동작 기반 데이터수집 및 통계적 분석을 통해 로봇의 이상상태 감지와 데이터 저장 최적화 및 이상감지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또한, 머신러닝을 활용하여 AS 정비이력 데이터 분석을 하고 있으며, 장애조치 시 에러코드별 최적의 조치 가이드를 제공하여 정비시간을 줄이고 있다. 이 로봇 고장예측시스템은 현대차 등에 이미 도입이 되어 사용이 되고 있다.

 

Q. 향후 로봇 SI산업의 성장세를 어떻게 전망하나?

A. 로봇 SI산업은 로봇산업의 성장과 함께 연평균 8%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가면 갈수록 로봇을 응용하는데 있어서 로봇관련 부가장치와 서비스의 연계가 많아지고 중요해진다. 전체 SI 비용 가운데 로봇자체 비용은 20% 미만일 수 있다.

 

Q. 스마트팩토리 시장을 확대해 나가기 위한 현대로보틱스의 전략은 무엇인가?

A. 앞서 얘기한 것처럼, 로봇을 기반으로 한 특화된 기술로 차별화를 꾀하는 것이다. 조선과 중공업 산업에서의 스마트 용접 솔루션과 같은 특화된 솔루션, 전기차 제조관련 특화된 솔루션, 로봇산업에 특화된 솔루션을 만들어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빅데이터·IoT·AI 분석 등 소프트웨어 기술을 로봇에 접목해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적극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Q. 향후 스마트 팩토리 및 물류자동화와 관련해 로봇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술이 어떻게 발전해 나갈 것으로 예상하나?

A. 컨베이어나 스태커 크레인 같은 물류 하드웨어 장치는 기술 진입장벽이 높지 않았다. 자동창고의 경우 입출고 처리는 자동화 운영 중이지만, 다양한 물품의 팔레타이징, 차량 상하차 등의 작업들을 사람이 해왔는데, 이제는 로봇을 써야 한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외국근로자를 쓰기도 어렵다.

현대로보틱스는 KT의 의뢰로 호텔서비스 로봇을 개발해서, 현재 노보텔에서 시범 운영 중에 있다. AGVOEM으로 만들어서 모바일 로봇, 자율주행 지게차와 함께 하나의 운영 소프트웨어로 통합 운영이 가능하다.

또 최근,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스마트제조혁신센터 1층에 스마트팩토리 시범공장을 무인공장으로 구축했다. 이 공장에는 여러 가지 스마트팩토리 핵심 기술들이 응용되고 있는데, 협동로봇과 자율주행 로봇, 엔지니어링까지 현대로보틱스에서 담당을 했다. 또 군산 현대지게차 공장에도 AGV와 자율주행 지게차가 통합 구축 중에 있다.

 

Q. 2020년 로봇산업의 기술적 · 비즈니스적 이슈라면 어떤 것을 꼽나?

A. 핵심부품의 국산화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일본의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제외로 인한 영향처럼, 부품이 제 때에 공급이 되지 않으면 산업 자체에 위기가 올 수 있다. 따라서 핵심부품 기술에 대한 국산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또 앞으로 로봇의 트렌드는 지능형 로봇이다. 로봇SI기업협의회를 통한 기업간 기술교류와 활성화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앞으로는 로봇 자체기술과 응용기술의 연계가 확대되면서, 로봇산업의 형태가 변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시장변화에 맞춘 정부의 빠른 관련법규 개정도 하나의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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