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국내 EPC 업계가 수주부진으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점과 맞물려, 국내 공정자동화 업계 역시 지난해에 이어 어려운 국면이 예상이 되고 있다.
그나마 발전 분야의 리트로피트 수요가 시장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기존 발전분야 메이저 3사로 불리는 지멘스와 ABB, 에머슨 프로세스 매니지먼트 외에, 슈나이더 일렉트릭 시스템스 코리아와 한국요꼬가와전기 등의 업체가 이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입을 시도하면서, 발전분야를 둘러싼 영업 및 기술경쟁이 올 한해 국내 공정자동화 업계를 달굴 전망이다.
IIoT(Industrial Internet of Things 산업 사물인터넷)의 바람이 공정자동화 업계에도 예외 없이 영향을 미치면서, 클라우드에서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모바일을 통해 대시보드 형태로 데이터를 받아 볼 수 있으며, 언제 어디서나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적 변화가 빠르게 전개되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정된 프로젝트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국내 공정자동화 업계. 발전분야를 중심으로 올 2017년 시장상황을 전망해보고, 주력 업체들의 시장전략을 들어본다.
<기획ㆍ취재/최교식 기자 cks@engnews.co.kr>
·한국요꼬가와전기 이범식 본부장
-지난 2016년 EPC 시장을 어떻게 평가하나?
▲EPC 시장은 2015년 전년대비 40% 시장이 줄어들었고, 2016년은 2015년의 반 이하로 시장이 축소가 됐다. 우리 한국요꼬가와전기는 EPC 비중이 높을 때는 전체 매출의 절반까지 차지를 했는데, 지금은 30%도 안 되는 상황이다. 이런 최근의 상황은 모든 공정자동화 업계들의 공통된 고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올 2017년은 몇 가지 변수가 있다. OPEC에서 원유 감산 합의가 진행되면서 유가 상승으로 인한 중동이나 동남아시아 프로젝트들이 재개될 수 있는 긍정적인 요인도 있으나, 트럼프 당선으로 이란의 프로젝트들이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로 남아있고, 트럼프 취임 후 정책의 방향성에 따라 부정적 혹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어느 방향으로 예측하기에는 힘든 부분이 있으나, 상반기 내에 방향성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한국요꼬가와전기의 비즈니스는 어떠했나?
▲최근 고객의 신규 프로젝트 투자가 저조하여, 기존의 자사 및 경쟁사 시스템을 최신 시스템으로 Upgrade하는 사업이 공정자동화 업계에서 전개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요꼬가와전기 역시 과거 경쟁사의 시스템으로 되어있던 S사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것은 신규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수주한 케이스로, 이를 기반으로 향후 교체수요를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국내 프로젝트는 거의 교체수요로, 석유화학이나 정유화학 업계의 15~20년 된 시스템의 교체수요가 그나마 시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요꼬가와전기에서는 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RIO라는 I/O 모듈을 사용하는 시스템을 공급해왔다. 이것이 약 15~20년이 지나면서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교체에 대한 요구가 생겨나고 있는데, Smart I/O 개념의 NIO-Type R을 통해 구 기종을 최신 시스템인 CENTUM VP로 쉽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RIO 베이스 시스템이 국내에도 100개 이상 아직 운영되고 있어서, 이 수요를 기본적으로 예상을 하고 있으며, 일본 및 다른 아시아·중동 지역에서도 상당한 교체수요가 예상이 된다. 지난해 9월말, 여수와 울산에서 개최된 세미나에서도 이 NIO-R에 대한 참석 고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그 외 해외 프로젝트로는 베트남 석탄화력 발전 프로젝트와 롯데케미칼 말레이시아 BR공장 증설 프로젝트, 말레이시아 RGT2 LNG 터미널 프로젝트 등을 수주했다.
요꼬가와전기는 지난해, 석유가스 산업에 특화된 소프트웨어 및 컨설팅 업체인 KBC, EMS의 선두기업인 Soteica사 및 클라우드 솔루션 업체인 IK를 인수하면서, 상위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대폭 확대했다.
-솔루션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했는데, 지난 한 해 동안 요꼬가와전기는 3개의 업체를 잇달아 인수하면서 관련업계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들 인수된 기업들을 통해 어떠한 방향으로 솔루션 사업을 확대 강화해 나갈 방침인가?
▲요꼬가와전기는 필드기기 / 생산제어시스템에는 이미 높은 신뢰도와 실적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시뮬레이션이나 컨설팅 등 최상위 솔루션에는 취약한 부분이 있어서, 지난해 석유가스 산업에 특화된 소프트웨어 및 컨설팅 업체인 KBC, EMS의 선두기업인 Soteica사 및 클라우드 솔루션 업체인 IK를 인수하면서, 상위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대폭 강화했다. 새롭게 인수된 기업들은 KBC에 통합되어 KBC/Yokogawa 브랜드에 기초한 솔루션 사업을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KBC는 석유가스 산업의 Upstream에서부터 Downstream까지를 대상으로, 조업효율 향상이나 수익성 개선을 실현하는 소프트웨어와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여 세계 각국의 고객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요꼬가와전기는 KBC의 뛰어난 기술력과 컨설팅 역량을 바탕으로, 경영층 전용의 컨설팅 서비스로부터 생산현장용의 제어시스템이나 필드기기를 포함한 포괄적인 솔루션을 고객에게 제공해 나가는 것을 목적으로 지난해 4월 KBC를 인수했다.
또한 요꼬가와전기는 플랜트의 유틸리티 설비 전용 EMS의 분야에서 풍부한 실적을 가지고 있는 Soteica에 2012년 12월, 자본참가를 통해 사업제휴를 해오고 있었고, 지난해 2월에는 요꼬가와전기의 클라우드 솔루션 비즈니스의 핵심이 되는 사업 분야로서 IK를 인수 통합 했다. IK는 재작년 12월에 인수한 Industrial Evolution, Inc.의 클라우드 솔루션의 기술을 활용하여 기업의 빅데이터 정보를 수집·제공하는 구조를 구축해 ‘DaaS’ 비즈니스를 전개해왔다.
요꼬가와전기는 KBC의 에너지 컨설팅과 실시간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Soteica의 기술을 통해 프로세스산업 전용 EMS 시장에서 비즈니스의 확대를 도모할 계획이다. 우선 Soteica의 플랜트 유틸리티 전용 에너지 최적화 소프트웨어 ‘Visual Mesa’를 KBC의 컨설팅과 결합하여 고객에게 최고의 종합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KBC의 프로세스 시뮬레이션 플랫폼인 ‘Petro-SIM’에 유틸리티와 서플라이 체인의 최적화 기술을 통합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 요꼬가와전기와 KBC의 인티그레이션 솔루션이 출시될 예정이다.
-상위 솔루션 비즈니스가 한국 시장에서도 전개가 될 예정인가?
▲물론이다. KBC는 국내 메이저 정유 고객사에게 많이 어필되어 왔다. 그동안 본사가 영국 및 싱가포르에 있어서 신속한 대응이 어려웠는데, 우리 한국요꼬가와전기가 직접 대응 및 지원을 하게 됨으로써, 고객으로부터의 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KBC는 정유 및 석유 리엑터 등의 Process 시뮬레이션 모델이 있고, 고객들에게 조업효율 향상이나 수익성 개선을 실현할 수 있는 Operation Excellence 컨설팅을 제공한다. 한 예로, 일본의 ‘코스모’사는 KBC의 솔루션으로 오퍼레이션 매니지먼트를 수행하기도 했다.
최근의 일련의 인수 합병을 통해, 요꼬가와전기는 가장 하위 디바이스 레벨부터 컨트롤 레벨, MES 레벨, 시뮬레이션 레벨, 컨설팅 레벨을 모두 아우르게 됐다. 확보된 경쟁력을 활용해 앞으로 한국 시장에서도 솔루션 사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솔루션 비즈니스는 인더스트리 4.0이나 IIoT 사업과 어떻게 연관이 되나?
▲현장에서 측정되거나 일어나는 계기의 이벤트 빅데이터를 어떻게 상위에서 모아서 다시 하위 단으로 내려줄 것인가 하는 점이 IIoT의 관건이다.
IK의 DaaS(Data as a Service) 솔루션은 클라우드 베이스 어드밴스드 시스템이다. DaaS를 통해 고객의 프로세스 데이터나 메인터넌스 데이터를 클라우드 베이스로 집약해서 Control Loop Performance 등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레포트 및 정보 보안, 컨설팅까지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다. 기존에는 각 플랜트의 프로세스 데이터나 메인터넌스 데이터를 각 플랜트에서 가지고 있었지만, 글로벌하게 사이트를 여러 나라에 운영하고 있는 기업들은 여러 사이트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서 모든 데이터를 클라우드 베이스로 빅데이터화해서 원격에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인더스트리 4.0이나 IIoT에서는 필드의 디지털화도 중요하지만, 빅데이터를 분석해서 어떤 이점을 창출할 것인가 하는 점 역시 중요한 사안이다. 여기에는 많은 경험과 지식이 필요하다.
사실, 현장의 디지털화는 Foundation Fieldbus, Hart, Wireless 등을 통해 Fieldbus 기술로 이미 구현이 가능한 상태이다. 그러나 IIoT나 인더스트리 4.0에서는 이를 베이스로, 상위로 올라가는 엄청난 현장 데이터가 각각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를 분석해서, 이것을 어떻게 예지보전·운영으로 연결할 지가 중요하다.
-공정자동화 업체들이 프로세스 공정의 PLC 수요를 확보하는데도 주력하고 있다. 한국요꼬가와 역시 프로세스 공정의 패키지 설비에 적용되는 Hybrid PLC에 영업을 집중하고 있나?
▲HVAC/ BMS 등 프로세스 공정에 패키지 설비가 많이 있는데, 이것들은 PLC로 제어가 된다. 이 패키지 설비에는 현재 미국 및 독일산 PLC가 많이 적용되어 있는데, 한국 요꼬가와전기 역시 Hybrid PLC로 이 패키지 PLC의 대체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감시 운영체제가요꼬가와 DCS와 함께 하나의 감시화면으로 운영이 되기 때문에, 고객들이 많이 도입해서 사용하고 있는 추세다.
IK의 클라우드 기술이 접목된 원격 컨설팅 서비스인 DaaS(Data as a Service)를 새롭게 런칭했다.
-발전분야 사업성과는 어떠했나?
▲국내 원자력발전소는 인증 이슈로 인해 국내업체를 선호하는 추세다. 하지만 일반 화력발전소의 경우 아직도 해외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동해발전의 주변기기 컨트롤과 관련해 리트로피트 안건이 있었지만, 기존 시스템이 경쟁사 시스템으로 운전되고 있어서 요꼬가와 시스템으로 교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특히 국내 화력발전소의 입찰 자격에는 동종업종에 대한 납품실적 및 운전을 통한 시스템에 대한 검증이 중요한 이슈 중의 하나인데, 한국요꼬가와전기는 내년에 여수지역의 발전설비 오퍼레이션 실적이 생기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리트로피트 수요를 확보할 가능성이 있어서, 지속적으로 국내 발전설비의 시스템 수주활동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러나 해외 프로젝트의 경우, 한국 EPC를 경유하여 다양한 국가에 요꼬가와 시스템을 납품한 실적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수주한 필리핀 초임계압(Super Critical) 석탄화력발전소 프로젝트, 일본 본사와 협업하여 수주한 JGC를 통한 필리핀 CFPP 석탄화력발전소 및 두산중공업이 수주한 베트남 TPP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실행이 진행되고 있다.
-Safety 즉, ESD 사업 진행 상황은 어떠한가?
▲국내시장에서는 모 업체가 ESD 수요를 거의 주도하고 있지만, 글로벌시장에서는 이 업체와 요꼬가와전기의 시장점유율 차이가 1%가 안 된다.
한국요꼬가와전기는 해외 프로젝트에는 ESD 실적이 많이 있지만, 국내시장에서는 과거 이 경쟁사의 벽에 막혀서 사업을 확대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수주한 S사의 프로젝트에는 세이프티 I/O가 7~8천 포인트가 적용이 되며, 이외에도 모 석유화학 NCC업체의 PLC를 대체한 K사의 프로젝트에도 3~4천 규모의 세이프티 I/O가 적용이 될 예정이다. 석유화학 및 정유분야에서 대형 ESD 실적이 확보됐기 때문에, 앞으로 국내에서 ESD 사업이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이 된다.
한국요꼬가와전기는 국제적으로 공인받은 세이프티 엑스퍼트가 있으며, 고객 대상으로 TUV 트레이닝 및 컨설팅(LOPA,SIL)을 실시하고 있다. 최근 프로젝트가 발주가 되면 세이프티는 기본으로 들어가 있기 때문에, 세이프티 시장은 긍정적이다. 특히 요꼬가와전기에서는 BMS(Boiler Management System) 벤더를 대상으로, 스탠드얼론 세이프티도 같이 공급하고 있다. 현재, 국영가스 업체 및 기존 석유화학 공장 중심으로 기존 릴레이 세이프티 판넬 교체수요가 나오고 있어서 세이프티 시장 확판에 기대를 하고 있다.
-올 2017년 공정자동화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나?
▲현재 국내 대선이나 트럼프 정책에 의한 영향 등, 시장을 둘러싼 변수가 많이 있다. 그러나 대선이 끝나고 나면 경제 활성화를 위한 설비 투자 등의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고, 트럼프 취임과 함께 새로운 정책 방향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이 된다. 따라서 올 2017년은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생각이 된다. 국내 EPC나 공정자동화 업체들 역시 이런 측면에서 준비를 해나가야 할 것으로 본다.
또, 삼성중공업이나 대우중공업 등의 수주소식이 있고, 현대중공업도 구조조정 이후 조선에 집중하고 있어서, 국내 조선 산업이 서서히 살아나는 움직임이 있다. 따라서 전환기가 시작될 수 있다. 공정자동화 업계도 조선 산업의 회복, 국내 투자 회복 및 한국 EPC의 재도약을 위해 Supply Chain으로서 프로젝트가 잘 수행되도록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최근에는 EPC로부터 DCS와 ESD, OTS, 상위 솔루션을 하나로 묶어서 제공받을 수 있는 토탈 솔루션에 대한 요구가 생겨나고 있다. 따라서 올해는 인티그레이션 솔루션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될 것으로 전망 된다.
-올 2017년 한국요꼬가와전기의 사업전략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한국요꼬가와전기에서는 기존 교체수요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새로운 솔루션에 대한 영업과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새로운 솔루션 가운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는 TDLS(Tunable Diode Laser Spectrometer 레이저 가스 분석계)와 DTS(Distributed Temperature Sensor)가 있다. TDLS는 보일러나 히터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컨트롤하는데 기본이 되는 것으로, 각 단위 공정별로 분리해서 적용이 가능하므로, 큰 비용투자 없이 도입해서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에너지 소비가 많은 철강, 정유 및 석유화학 업체를 대상으로 영업과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고, KOSHA를 통해 국내 방폭 인증도 완료 했으며, 고객들 반응도 대단히 호의적이다.
또 광케이블을 이용한 온도 측정 장비인 DTS의 새로운 제품인 DTSX 시리즈가 새롭게 출시됐다. DTS는 파이프라인, LNG탱크, 전력케이블 모니터링 및 화재 감시 등에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원유탱크나 정유탱크는 레벨변화로 인해 Tank Roof가 위아래로 이동하는 Floating Roof로 되어있다. 이 Roof가 이동 시에 마찰열로 인해 온도가 올라가서 화재가 생길 우려가 있는데, 광케이블 온도센서를 설치하면 화재를 미리 예방할 수 있다. G 정유사에서 이미 현장 테스트를 마쳤으며, Plant Safety를 위해 점진적으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TDLS와 DTS 외에 또 한 가지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사업은 배터리 분리막의 두께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웹게이지(Webgage)’ 라는 장비다. 이 웹게이지는 기존에 제지회사나 필름회사에서 많이 사용했는데, 최근 배터리 사업의 확장으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S사와 L사 등 국내 굴지의 배터리 업체에 이미 많이 도입이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