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텍(BARTEC)이 국내 방폭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국내 최초로 구축된 모 업체의 스마트 플랜트에 방폭 스마트폰 350대를 공급하면서, 관련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 바텍은 원래 EPC 시장을 타깃으로 사업을 전개해온 기업으로, 최근 몇 년 간 EPC 시장이 침체되면서 새로운 돌파구로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모색하던 중, 바텍이 가진 모바일 제품의 경쟁력이 고객으로부터 인정을 받으면서, 국내의 석유화학 업체 및 화학, 자동차 등의 업체로부터 현재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다. 바텍의 한국지사를 이끌고 있는 이내형 대표는 “국내 플랜트의 방폭 도입은 아직까지 도입단계로, 안전에 대한 인식확대와 IIoT와 같은 새로운 제조 트렌드의 확산과 맞물려, 기업용 방폭 시장이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를 만나 바텍의 사업내용과 향후 사업전략에 대해 들어 봤다.
바텍 코리아(BARTEC Korea) 이내형 대표이사
Q. 바텍(Bartec)이 어떤 회사인지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A. 바텍은 1975년에 설립, 4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독일 기업으로, 독일 프랑크프루트 근처의 바드메리겜하임에 본사를 두고 있다. 독일과 중국, 슬로베니아, 노르웨이, 영국, 싱가포르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 중국, 한국, 태국, 말레이시아 등 전 세계에 지사와 사무소를 운영 하고 있고, 한국에는 14년 전에 지사가 설립됐다.
방폭이 바텍의 주요 사업품목으로, 방폭에 관련된 다양한 제품을 생산 공급하고 있으며, 그동안 EPC 시장에 집중된 사업을 전개해 왔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일렉트리컬 히트 트레이싱(Electrical Heat Tracing)이 있으며, 이 제품은 플랜트 현장의 배관 및 계기류에 열을 내는 선을 감아서 일정온도를 유지하는 제품이다.
바텍의 제품군은 제어 및 커넥션 장비를 비롯해서 자동 화, 히팅 , 통신 및 시큐리티 시스템, 분석 및 측정기, 기타 제품군으로 나뉜다.
Q. 방폭(Explosion Proof)이란 어떤 의미인가?
A. 방폭이란 가스 및 먼지의 안전기준으로서, 산업현장 특히 가스 및 화학, 반도체, 바이오 클린룸에서 작업의 안전과 효율화를 극대화하기 위해 적용되는 기준이다. 국내 자체 기준이 설정되어 있지 않으며, 유럽기준(ATEX) 및 북미기준 (IECEX)을 근간으로 최근 정부에서 규정 의무화하고 있다.
산업안전의 유해가스인 가스와 먼지의 위험성이 해당지역에 미치는 정도에 따라 Zone 또는 Division으로 구분하며, 상대적인 기준으로 Zone 0는 Zone1보다, Zone1은 Zone2보다 위험성이 높은데, 국내에서는 Zone1과 Zone2 정도를 구분한다.
Q. 지난해 방폭 스마트폰으로 꽤 좋은 성과를 얻었다고 말했는데?
A. 그동안 우리 바텍 코리아는 EPC 위주의 사업을 하면서, 오토메이션 제품에 주력을 하지 못했는데, 지난 한해 방폭 스마트폰이 대량 판매가 되면서, 우리 바텍 코리아의 새로운 성장동인으로 부상을 하고 있다.
방폭 스마트폰이 지난해 H사를 비롯해서 S사 울산공장, 모 자동차 울산공장 등에 총 500여대가 판매가 됐고, 이외에도 모 자동차업체 화성공장과 B사 울산공장 및 여수공장, 기타 중공업 업체에 샘플로 다수 납품이 되어있는 상황이다.
Q. 지금 얘기한 석유화학 기업인 H사에서 방폭 스마트폰을 도입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A. H사나 S사와 같은 업체들은 그동안 방폭 제품을 사용 하지 않다가, 방폭 제품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우리 바텍 제품이 도입됐다.
H사는 국내 최초로 스마트 플랜트를 구축한 업체로, 국내 석유화학 기업 최초로 무선통신망을 이용한 공정지역 내 방폭 스마트폰 사용을 도입한 사례다. 그동안 PDA 등 현장 데이터 수집을 위해 모바일 전자기기를 도입한 사례는 있지만, 이 회사처럼 공장 내 구축된 무선통신망(P-LTE)을 기반으로 방폭 스마트폰을 도입한 것은 국내 석유화학 기업 중 최초다.
대부분의 석유화학 공장에서는 공정지역 내 업무 소통에 수십 년 간 무전기에만 의존하면서, ICT기술의 발전 이나 4차 산업혁명 등 시대의 변화에 맞춘 근무시스템이나 업무효율을 개선하는데 제약이 많았는데, 이번에 방폭 스마트 폰을 도입함으로써 근무자들과 공정지역 내의 안전을 더욱 강화하는 것은 물론, 최신 ICT 기술을 이용해 설비관리부터 빅데이터 수집, 근무지역 내 소통방식 개선에 이르기까지 석유화학공장의 일하는 방식 자체를 혁신해 업무효율을 배가시키고 있다.
Q. 방폭 스마트폰을 공급하고 있는 업체는 바텍 외에도 몇몇 업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바텍 제품이 채택된 이유는 무엇인가?
A. 예를 들어서 화학공단 내 많은 배관이 있는데, 작업자들이 매일 24시간 체크를 해야 한다. 과거에는 사람이 장부를 직접 가지고 다니면서 포인트별로 체크를 하고, 손으로 기재를 해야 했다. 그러나 요즘에는 플랜트 오토메이션이라고 해서, 각 주요 크리티컬 포인트마다 바코드를 붙여 놓고, 단말기 스캐너를 이용해 레이저로 찍어서 서버로 데이터가 전송이 된다.
또, 온도를 측정한다거나 기타 상황을 체크하는 시스템 이 얹어져 있으면 단말기를 통해서 입력을 한다. 이런 것을 스마트 플랜트라고 하고, H사가 국내 석유화학 업계 최초로 이런 시스템을 도입했고, 여기에 우리 바텍 제품이 도입이 된 것이다. H사는 회사 자체적으로 사내 게시판이나 사내 시스템, 전자결재 시스템을 얹어서, 모든 시스템을 단말기 안의 시스템을 이용해서 할 수 있도록 구축이 되어 있다.
바텍의 방폭 스마트폰의 기본적인 기능은 안드로이드 폰과 동일하다. 기존 휴대폰 기능에 산업용 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다른 점은, 산업용 단말기는 24시간 작동이 돼야하기 때문에, 배터리가 분리돼야 한다는 것이다. 배터리 일체형은 두 배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고객층이 선호를 하지 않는다. 그리고 작업자들은 장갑을 끼고 일을 하기 때문에 PTT(Push To Talk) 펑션키가 있어야 하며, 1D, 2D 이미지를 찍을 수 있는 외장 스캐너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모든 조건을 만족시키는 것이 우리 바텍의 방폭 스마트폰인 Lumen x4였다. 경쟁사 제품이 있긴 한데, 이 제품은 배터리 일체형인데다, 외장 스캐너가 없어서 확장성 이라는 부분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 또 라인업 측면에서도 바텍이 경쟁력이 있다. 바텍의 방폭 휴대폰과 태블릿 PC는 Zone 1과 2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KC 및 전파 인증 등 국내인증을 받았다.
올 하반기 아날로그 주파수가 단종이 되면서 디지털화 되는데, PTT를 여기에 얹어서 사용하게 된다. 현재 우리 바텍 단말기가 공급이 될 때 자기네 솔루션을 같이 소개해 달라고 IP PTT 솔루션 업체들로부터 많은 문의가 오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시스템도 시스템이지만, IoT 구현을 위해서는 매개체가 필요하기 때문에 단말기 선택이 우선이다.
방폭 모빌러티 제품군(사진. 바텍 코리아)
우리 바텍 코리아가 국내에서 방폭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영업을 한 것은 불과 일 년밖에 안됐다. 그동안 시장에 이런 제품이 없었기 때문에, 영업을 개시하면서 금방 좋은 반응이 왔고, H사에서 많은 관심을 보였다.
국내에는 방폭 원천기술이 없다보니까 경쟁사의 경우, RF인증을 받고 국영기업들과 접촉을 하는 과정에서 국영 기업이 요구하는 보안과 같은 까다로운 요건을 못 맞추면서, 우리 바텍 코리아로 연락이 오고 있다.
Q. 바텍의 엔터프라이즈 모빌러티 제품군에는 Lumen x4 외에 어떤 제품들이 있나?
A. 지금 얘기한 H 사 등에 납품된 방폭 스마트폰인 Lumen x4와 고객들로부터 받은 피드백을 통해 디스플레이 크기가 커지고, 비나 먼지에 대한 내성이 더 강해진 방폭 스마트폰 TC75-NI, 기타 Impact x/Gravity X/ Agile X 등의 세 가지 제품이 라인업 되어 있어서 고객이 상황에 맞게 선택 해서 사용할 수 있다.
Q. 태블릿 PC 제품으로는 어떤 것이 있나?
A. Lumen x7이라는 제품이 있다. 기존의 태블릿 PC의 OS는 대부분 마이크로소프트였는데, 우리 바텍 제품이 유일하게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되어 있다. 안드로이드 기반이기 때문에 사내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단말기로는 도면분석이 어려우니까, 도면분석용으로 태블릿 PC를 선호한다. 그러나 태블릿 PC는 실제로 쓰이는 데가 많지 않다. 현재, 10인치 Agile x 제품이 L사나 모 공단에 샘플로 20여대 공급이 되어 있다. 태블릿 PC에 대해 방폭 인증까지 완료했는데, 본격적으로 사업이 진행되게 되면, RF인증이나 전파인증을 받을 예정이다.
Q. 방폭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외에 다른 바텍 제품들에 대한 소개도 간단히 부탁한다.
A. 바텍은 방폭 PC와 HMI, 방폭 리모트 I/O, 방폭 모터, 지진계, 분석기 등 다양한 방폭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방폭 모터는 슬로베니아 공장에서 제작이 되는데, 곧 국내 조선분야에서 실적이 나올 것으로 예상이 된다.
방폭 PC는 LNG선박에 방폭지역이 있기 때문에 선박에 많이 쓰이는데, S사를 통해 노르웨이 선사에 우리 바텍의 방폭 PC가 5대 납품이 되어 있다. 바텍의 방폭 PC는 성능도 좋고, 커스터마이징도 가능하다.
모 국내 바이오 회사 1차 공장에 모 경쟁사의 방폭 PC가 들어갔는데, 문제가 있어서 우리 바텍 제품으로 바꾸기 위해 테스트와 커스터마이징을 거쳐, 6개월 걸려서 독일에서 제작을 해서 현재 고객사에서 테스트를 마친 상황이다. 또 화학업체인 K사에도 몇 년 동안 계속 19인치와 21인치 방폭 PC가 들어가고 있다.
방폭 스마트폰(사진. 바텍 코리아)
지진감지계는 L사의 파주공장에 한국지사가 설립되기 전에 시스콤이라는 바텍 그룹의 계열사 제품이 공급된 실적이 있다. 지진감지계는 주로 원자력이나 철도, 댐과 같은 건설 시장이 타깃시장이다. 원자력 분야에 판매하기 위해서, 작년에 Q인증을 받았다. 앞으로 본격적으로 홍보를 할 계획이다.
또, 바텍의 주력 제품 가운데 하나가 처음에 얘기한 일렉 트리컬 히트 트레이싱이다. 그동안 국내시장에서 이 제품에 주력을 못했는데, 2년 전에 건설업체인 P사가 수주한 사우디 아람코 프로젝트에 한 번에 150억 원 규모를 납품하는 성과가 있었다. 각각의 케이블들이 온도가 다 다르다. 어떤 것은 최대 100도씨, 120도씨까지의 온도를 지닌 케이블도 있다. 각 배관 사양에 맞게 케이블을 감아줌으로써, 배관의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중동지역은 낮에는 뜨겁지만 밤에는 온도가 크게 내려간다. 유황 같은 경우에는 온도가 내려가면 굳어 버리니까, 프로세스 유체를 유지하는 데는 어느 정도 온도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히트 트레이싱 제품에 대한 수요가 있다.
방송장비들도 바텍에서 공급을 하고 있다. CCTV가 지난 2016년, 건설사인 S사가 수주한 캐나다 캘거리 포트힐 프로젝트에 공급이 됐고, 이외에도 G사가 수주한 사우디 아람코 라비 프로젝트에도 115억 원 규모의 장비가 공급이 되어 있다. 또 페이징시스템(Paging System)도 공급이 되고 있는데, 이것은 보덱이라는 영국공장에서 만들어진다.
이밖에도 우유를 운송할 때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보내주 는 데이터로거나, 스위치 기어 등도 공급을 하고 있다.
Q. 방폭과 관련한 국내 시장 상황은 어떠한가?
A. 지금 얘기한 대로 방폭 관련 제품라인업은 바텍이 가장 다양 하다. 국내에 진출해 있는 경쟁사들이 많이 있는데, EPC 일이 없다보니 출혈경쟁이 심화가 되면서 정상적인 가격으로 수주를 못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우리 바텍은 EPC가 아닌 기업용 시장 으로 눈을 돌렸는데, 다행히 제품이 경쟁력이 있고, 시장 상황과 맞아 떨어지면서 기업용 방폭 사업이 성장 추세에 있다.
Q. 방폭 스마트폰 등, 엔터프라이즈 모빌러티의 시장 전망은 어떻게 하나?
A. 국내 정유공장이나 화학공장의 방폭 지역은 사실, 대부분 방폭 규정을 안 지키고 있다.
얼마 전에도 한화 대전공장 폭발사고가 발생한 것처럼, 울산이나 여수 지역의 화학공장 에서 꾸준히 폭발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사고의 가장 큰 이유는 방폭 제품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아직은 규정이 엄격하지 않고 권고사항으로 되어 있는 것이 방폭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원인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불과 3~4년 전만 해도 안전에 신경을 안 쓰던 기업들이 최근 들어 안전에 대한 인식이 늘어나면서, 방폭 제품 시장이 늘어나고 있다.
또 앞서 설명한 것처럼, 스마트플랜트와 같은 제조 트렌드와 맞물려 방폭 모바일 제품들의 수요 확대가 예상이 된다. IoT는 시스템도 시스템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Thing(사물) 즉 단말기다. 단말기에서 어떻게 신호를 주고 어떻게 부여를 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