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버스와 무선은 프로세스 업계의 당연한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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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에머슨 프로세스 매니지먼트 황선주 부장 |
로세스 분야에서의 필드버스(Fieldbus) 및 무선기술(Wireless)에 대한 관심과 도입이 국내에서도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 두 가지 기술이 제공하는 눈에 보이는 이점이 산업계에 확산이 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파운데이션 필드버스 협회나 프로피버스 협회는 물론, 에머슨이나 하니웰, 요꼬가와 등과 같은 대표적인 프로세스 업체들의 기술 및 비즈니스 전개가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활기를 띄고 있다.
한국 에머슨 프로세스 매니지먼트의 황선주 부장을 만나 프로세스 업계의 최근의 기술 동향에 대해 들어봤다.
취재 최교식 기자 cks@engnews.co.kr
●● 지난 10월초에 개최된 파운데이션 필드버스 세미나에 예상 외로 많은 인원이 참석했다. 그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나.
프로세스 업계도 지금은 필드버스를 당연히 도입해야 되는 것으로 인식이 상당부분 변화했다. 특히 EPC 업계를 비롯한 I&C(Instrumentation & Control) 분야에서는 비용절감 등의 필요성 때문에 필드버스에 대한 관심이 과거에 비해 상당히 높아진 것도 그 이유 가운데 하나다.
예를 들어, 과거 발전소는 전기를 만들어내는데 목적이 있었고, 이에 대한 정보만 알면 됐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이 접목되면서 정보를 찾아내서, 사용자가 작업하기 편하게 해주고 비용을 절감하고, 성능을 향상시키는 형태로 변화 되었다.
프로세스 분야는 디스크리트(Discrete) 분야에 비해 필드버스의 시작이 늦었지만, 필드버스를 현재 사용할 수 있게 된 이유는 실제 적용을 통해 유용성이 검증이 됐기 때문이다.
프로세스 분야의 필드버스는 유럽에서 출발한 프로피버스와 미국에서 시작된 파운데이션 필드버스 이 두 가지가 현재 기술과 시장을 주도해 나가고 있는데, 이 두 가지 필드버스는 응용분야가 서로 다르다.
프로피버스는 PLC의 필드 네트워크로 시작이 됐으며, 파운데이션 필드버스는 DCS의 필드 네트워크로 출발을 해서 다양한 아날로그 입출력과 계기가 있다.
이 두 가지 필드버스는 함께 발전해 왔으며, 서로 양쪽 분야에 진입해 현재는 동등한 어플리케이션에 적용할 수 있게 됐다.
●● 다른 필드버스에 비해 파운데이션 필드버스가 갖는 장점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나.
파운데이션 필드버스의 가장 큰 장점은 통신을 통해 계기들끼리 현장 계기 정보를 교환하고 제어 기능을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플랜트 제어에 관련된 어플리케이션은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플랜트의 공정을 제어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프로세스 운영 계기의 자산 관리이다. 예를 들어 석유화학 공장에서 원료를 만들어서 분쇄를 하려면 원재료를 가공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현장 말단기기의 정보를 읽어서 컨트롤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필드버스를 통해 가능하게 됐다. 세 번째는 안전관리 부분이다. 과거에는 단순히 공장이라고 하면 무엇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전에 발생했던 체르노빌 원자로 붕괴사건 및 멕시코만 정유 유출 사고 등을 경험하면서 안전과 관련된 부분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제품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서 인명피해나 환경적인 문제를 야기 시키게 되면 기업은 경제적인 면은 물론이고, 기업 이미지에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된다.
IEC 61508 규격에 기능 안전에 대한 내용이 규정이 되어 있고, 특히 석유화학과 같은 산업은 유해물질이 존재하고 폭발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안전 관련 기능이 필수적이다.
그동안 컨트롤까지는 파운데이션 필드버스에서 커버를 했는데 안전에 관련된 사항은 파운데이션 필드버스에서 커버를 할 수 없었고, IEC 61508의 안전 규격을 만족시키는 제품이 없었다. 즉 파운데이션 필드버스에서의 안전에 관련된 기술적인 개발이 늦었다.
그러나 파운데이션 필드버스가 SIF 측면에서 안전에 관련된 기술을 개발하고 규격을 만들어내면서, 현재 안전에 관련된 부분도 필드버스에서 충족시킬 수 있게 됐다. 향후 2년 안 정도면 필드버스 제품도 표준에 맞춰 안전제품이 출시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과거에는 HART 타입으로 개발을 했는데 에머슨의 글로벌 컨퍼런스인 『Emerson Global Users Exchange 2010』에서도 SIF와 관련된 제품이 이미 소개가 됐다. 에머슨 역시 향후 1∼2년 안에 안전에 관련된 필드버스 제품이 출시가 될 예정이다.
●● 프로세스 분야의 필드버스 수요를 어느 정도로 추정하나.
프로세스 오토메이션의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인가에 대한 정의가 없고, 리서치 자료 자체가 많지 않다.
국내시장만 보면 크게 내수와 EPC 수요 이렇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국내의 신규 시장의 경우 적어도 20% 이상은 필드버스가 적용되거나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5년 전만 해도 국내에 필드버스는 전무했다. 3년 여 전부터 SKC나 휴캠스 같은 업체에서 필드버스를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올해부터 웅진폴리실리콘이나 한국실리콘, 대산 KCC 같은 업체로 필드버스 도입이 서서히 확산이 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에 새롭게 구축되는 플랜트가 많지 않다는 것이 필드버스 도입의 확산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데, 지난해부터 폴리실리콘 붐이 형성되면서, 태양광 발전에 필요한 폴리실리콘 공장에는 필드버스로 네트워크가 구축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의 아날로그에서 HART로 네트워크 기술이 진화를 해왔지만, HART가 국내에 도입된 것은 불과 10여년 밖에 안 된다. HART가 처음 도입될 때만 해도 스마트 기술이 왜 필요한가라고 생각했지만, 5∼6년 전부터 모든 플랜트의 기본은 당연히 HART로 여겨지고 있다.
필드버스 기술도 발전해가고 있고, 기업이 한 분야에만 초점을 맞춰 기술을 가져가는 시대는 지났다. 다양한 기술들을 어떻게 조합해서 최적의 솔루션을 고객에게 제안하고 적용하는가 하는 것이 현재의 이슈로, 필드버스에 대한 기술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은 이미 넘어선 단계다.
『Emerson Global Users Exchange 』의 경우 무선기술은 이미 당연한 기술로,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은 모두 적용돼서 운영되고 있었다. 무선이 되느냐 안 되느냐를 논하는 시점은 이제는 넘어섰고, 현재는 얼마만큼 고객을 설득해서 적용을 하느냐 하는 것이 비즈니스의 키포인트가 되고 있다.
●● 에머슨의 필드버스 레퍼런스는 어느 정도인가.
글로벌 시장을 기준으로 하면 2006년 기준으로 8∼9천 사이트 정도의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있고, 계기는 30만개 정도다. 국내에서는 10여개 사이트 미만으로 SKC가 최초의 적용사례이고, 휴캠스의 경우에는 한 플랜트 전체가 필드버스로 구축된 사례다. 한국에머슨에서 현재 또 다른 공장에 필드버스를 적용하고 있는데, 필드버스 포인트는 약 1천 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중국의 세코는 8개 공장 전체가 필드버스로 구축이 된 사례로, I/O 2만 포인트 전체가 필드버스로 구축이 됐다.
●● 최근 업그레이드된 파운데이션 필드버스의 기술 가운데 FDI(Field Device Integration)란 무엇인가.
계기는 한 회사만이 아니라 여러 회사에서 만든다. 예를 들어 압력을 측정하는 계기라 하더라도 각 메이커마다 기능이 달라서, 사용자는 압력계기에 어떤 기능이 있는지, 시스템에서 계기가 무슨 기능을 하는지를 모른다. 따라서 공정제어 분야의 현장계기 관리 및 운영을 위한 사용자와의 상호 접속매체로서 DD(Device Description)라는 기법을 사용해왔고, 이것은 DDL(Device Description Language)을 통해 구현된다. 현장계기인 트랜스미터와 컨트롤러는 고유의 DD를 가지고 있으며, 이것은 생산자에 의해 만들어진다. HART나 파운데이션필드버스도 DD 개념으로 중간매체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것이 발전을 해서 EDDL(Electronic Device Description Language)이 나왔다. EDDL에서는 기존 DD의 화면표시 내역의 한계나 계산 능력의 한계, 데이터 저장기능 불가 등의 한계를 해결해 사용자의 편의가 늘어나고, 데이터를 핸들링할 수 있게 발전이 되면서 필드버스의 강점을 부가 시키고 있다.
이와 함께 FDT/DTM을 통한 계기 정보를 운영하는 방법이 사용되고 있으며 이 두 가지가 공존을 해왔는데, 이 두 가지를 통합해서 FDI라는 표준을 만들어서 가져가려는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필드버스 파운데이션 협회에서는 위원회를 만들어서 이 방향으로 전개를 시도하고 있다. 공식적인 FDI 제품은 아직 나와 있지 않은 상태로, 메이커 간의 이해관계가 있어서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 파운데이션 필드버스의 SIF(Safety Instrumented Functions) 기술 가운데 블랙채널(Black Channel) 콘셉트란 무엇인가.
기존의 H1 네트워크상에 안전 기능이 추가가 된 개념이다. 따라서 H1 네트워크를 통해서 안전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블랙채널 개념이다.
호스트는 IEC 61508 규격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야 하고, 필드계기도 마찬가지다. 호스트와 필드계기의 중간 단계를 연결해주는 커뮤니케이션이 바로 블랙채널이다.
●● WIO(Wireless and Remote I/O)란 무엇인가.
프로세스 분야의 사용자들은 그동안 HART 네트워크에 관심을 가지고 사용을 해오고 있었는데, 필드버스 기술이 도입이 되면서 HART 쪽에서도 파운데이션필드버스와 경쟁할 수 있는 부분으로서 와이어리스가 만들어졌다. HART와 파운데이션 필드버스 측의 와이어리스를 묶을 수 있는 솔루션이 바로 WIO다. 콘셉트만 나와 있고 아직까지 정립은 되어 있지 않은 기술이다.
●● 『Emerson Global Users Exchange 2010』의 핵심 메시지는 무엇이었나.
『Emerson Global Users Exchange 2010』의 핵심 메시지는 무선 기술과 인간 중심 디자인(Human Centered Design) 콘셉트, 이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인간 중심 디자인이 사용자에게 이점을 주면서, 에머슨도 이 방향으로 기술을 전개해 나가고자 하는 전략을 분명히 하는 한편, 무선도 기술 자체가 업그레이드가 되면서 무선도 함께 운영할 수 있게끔 시스템 자체의 기술을 변화시켜 나가고자 하는 전략이 발표됐다.
무선 통신 I/O 카드를 새로운 DCS 버전에 적용하는 것은 물론, 이중화로 적용하거나 하는 방법으로 기존보다 쉽고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것이『Emerson Global Users Exchange 2010』에서 발표가 됐다.
무선 자체가 갖는 한계는 무선 기술을 제어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가 하는 점으로, 제어 자체는 계기들의 신호를 받아서 액션을 취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작동 계기들도 무선화가 돼서 운영이 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해결해야 할 대표적인 과제가 데이터의 업데이트 시간과 배터리 수명 등이다.
에머슨에서는 무선을 컨트롤에 적용하기 위한 기술을 계속 개발하고 있으며, 현재 미국 오스틴에 파일럿 시스템을 만들어서 테스트를 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을 실현하는 밸브 등의 솔루션도 2012년경이면 출시가 될 예정이다.
●● 『Emerson Global Users Exchange 2010』에서 발표한 무선 진동 솔루션에 대한 사례는 어떤 내용이었나.
발전소 등 대규모 플랜트들은 회전기기에 의해 제어하는 부분이 많다. 이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면 플랜트의 성능 저하 및 정지까지 파급효과가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회전기기들이 문제가 있는지, 회전기의 운영상태 등을 지속적으로 감시해서 관리해야만 한다.
한국 에머슨에서 올해 1월, 설치를 완료한 제주화력에서 이러한 솔루션을 무선으로 실현을 했다. 무선으로 구축을 하게 되면 설치가 간편하고 원하는 기능을 손쉽게 확장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제주화력의 경우에는 15개 회전기기의 각 계기별로 2개의 바이브레이션 센서를 부착해서 회전기기의 상태를 감시하고 오일 탱크의 레벨도 무선 레벨 트랜스미터로 AMS와 함께 적용이 됐다.
무선 솔루션은 제주화력에 앞서 최초로 대우조선 LNG에 적용이 됐으며, 지금도 다른 프로젝트가 계속 진행이 되고 있다.
무선진동을 테마로 한 이유는 한국의 무선시장의 가능성을 알리는 한편, 고객의 문제와 필요성을 무선으로 해결한 사례를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고객 및 에머슨 직원과 공유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선기술 사업 분야의 중요한 점은 무선기술이 있다는 것을 고객에게 던져주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생각하지 못했거나, 생각은 했지만 실현하지 못했던 것을 실현할 수 잇도록 어플리케이션을 제안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무선은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내는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다.
●● 그밖에 『Emerson Global Users Exchange 2010』에서 발표된 기술 가운데 중요한 것으로는 어떤 것이 있나.
현재 Coexistence, 즉 여러 종류의 무선 계기들이 한 지역에서 운영이 될 때 문제가 없겠는가 하는 점에 관심이 많은데, 『Emerson Global Users Exchange 2010』 부스에서는 300개 이상의 무선계기들이 30개 정도의 무선그룹으로 혼합이 돼서 운영이 되면서, 실제 이 Coexistence에 대한 문제를 검증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각 개별 계기들에 대해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향후 프로세스 오토메이션의 기술 트렌드를 어떻게 예상하나.
공급자는 사용자가 원하는 사항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서 시장에 제공해야 하는 것이 의무다. 필드버스나 무선은 사용자들이 필요하다고 느껴왔던 부분으로, 어느 회사 어느 그룹이 만들어서 제공하느냐의 차이만 있는 것이지, 앞으로 이러한 기술이 업계에 정착이 되리라는 것은 확실하다. 앞으로 컨트롤은 필드버스로, 모니터링은 경제성이나 시간적인 측면을 고려했을 때 무선으로 기술과 수요가 전개되어 나갈 수밖에 없다.
필드버스가 산업계에 정착되는 데는 10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했지만, 무선은 5년 안에 구현이 가능한 부분에는 정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파급효과로 보면 무선이 필드버스보다 빠를 것으로 보인다. 무선을 한 번 사용해본 사람은 무선에 대한 장점을 바로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에머슨의 무선 레퍼런스는 어느 정도인가.
국내에서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무선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아직 10개 미만의 레퍼런스밖에 없지만 현재 사업 확장의 기회가 많이 대두되기 있기 때문에 급속도로 향상 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는 1400여개의 사이트에 에머슨의 WirelessHART 기술이 적용이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