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멘스는 프로세스 분야만이 아니라
철강·조선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걸친
EPC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어”
올해 들어 엔지니어링사와 중공업사들이 독자적인 시장을 늘려 나가고 있어, 이것이 새로운 기회로 작용
●● 지멘스는 발전 및 담수 분야에서는 국내시장에서도 손가락 안에 꼽히는 선두업체에 해당하는데 비해, 흔히 EPC 시장이라고 불리는 정유나 석유화학, 오일 & 가스 등의 분야에서는 아직까지 인지도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 지멘스는 프로세스 전문업체와는 시장에 접근하는 방식이나 포커싱하는 시장이 다르다. 경쟁업체들이 석유화학이나 정유, 발전 등 그야말로 프로세스 분야에 국한된 비즈니스를 전개해 나가고 있는데 비해, 지멘스는 발전은 물론 조선이나 메탈, 화학 등 광범위한 분야에 DCS라고 하는 컨트롤러만이 아니라 지멘스가 강점을 지니고 있는 모터나 드라이브 등의 프로덕트까지 함께 공급해서, TIA라고 하는 이점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석유화학이나 정유, 오일 & 가스 분야에서는 경쟁 프로세스 업체들에 비해서 취약하다고 할 수 있지만, 메탈이나 조선, 발전분야에서는 자타가 인정하는 경쟁력과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다.
지멘스는 이처럼 EPC라고 해서 단순하게 프로세스 비즈니스에만 국한시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지멘스만의 경쟁력인 TIA를 고객에게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춰, 다양한 산업분야에 걸쳐 EPC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
●● 2011년 EPC 시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플랜트 산업이 중동의 정세 불안에도 불구하고, 오일 및 가스 시추/처리와 관련된 Oil & Gas, 해양플랜트의 해외수주가 상승세에 있다.
국내 EPC 업체들이 올해 상반기에 역대 최대 수주실적인 283억불(약 31조 1,300억원)의 해외수주를 기록했으며, 산업시설 및 기자재분야 실적도 크게 증가해 중소형 플랜트 및 기자재 업체의 해외진출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하반기에도 고유가 및 신흥국의 산업발전계획에 따른 에너지ㆍ발전 수요 증가로 Oil & Gas, 해양ㆍ발전 플랜트 분야를 중심으로 수주가 꾸준하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각 산업분야별로 보면 철강산업의 경우, 국내에서는 지난해 투자가 많이 없었고 소규모의 단위 에너지 세이빙 수요가 있었는데, P사의 경우 해외 진출을 시도하면서 신규 프로젝트에 대한 기회가 창출이 됐다. 올해 들어 실질적으로 인도네시아나 브라질 프로젝트가 가시화되면서 우리 지멘스도 이 부분에 접근을 하고 있다. 철강의 경우 올해와 내년까지 국내기업의 해외투자가 활발해 시장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 분야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까지 안 좋았다가 하반기부터 대형 신규 프로젝트가 쏟아져 나오면서 지난해부터 긍정적인 상황을 보이고 있다. 조선분야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생각된다.
발전 플랜트의 경우, 올해 말까지 좋을 것으로 보이는데, 대형 프로젝트를 많이 하다보니까 재정문제가 예상이 되고 있고, 중동의 정세 불안정으로 수주 둔화가 예상된다. 따라서 EPC 업체들이 동남아시아나 아시아 신흥국, 남미, 아프리카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데, 이들 지역은 전통적으로 지멘스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시장이다. 또 올해 5월, 삼성엔지니어링이 사우디 아라비아 마덴 롤링으로부터 The Development of the Ras Az Zawr Rolling Mill Project를 2584억원에 수주했다.
●● 최근 EPC 시장의 변화라면 어떤 내용이 있나.
과거에는 대형 건설사 위주로 발전이나 정유 등의 EPC 프로젝트가 진행되어 왔지만, 지난해부터 중대형 엔지니어링사와 각 중공업 업체들이 직접 EPC 시장에 뛰어들어서 설계와 구매, 시공 등에 걸쳐 작은 규모의 프로젝트를 전방위 공략하고 있다. 즉, 과거 대형 건설사들이 프로젝트 전체를 제안해왔던 데서 현재는 컨소시엄 형태를 통해 이것이 세분화되어 엔드유저에 따라 단위단위로 나뉘어서 진행이 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서 엔지니어링사와 중공업사들이 독자적인 시장을 늘려 나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 지멘스와 같은 업체에게는 이들 업체에 솔루션과 프로덕트를 공급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창출되고 있다.
●● 올 2011년 지멘스의 EPC 비즈니스 성과는 어떠했나.
지멘스에서는 EPC 비즈니스를 각 산업분야별로, 또 전체적으로 전개해 나가고 있다.
버추얼 팀으로 지멘스 1이 있어서 각 사업부 내의 EPC와 관련된 프로젝트와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데, 발전 및 송배전, IDT 분야는 당초에 설정했던 목표를 넘어섰다.
지난달 대림사업으로부터 6백만 유로달러 규모로 분석기를 수주한 외에도 두산중공업의 라빅6 및 라빅 2 모두에 PCS 7이 공급될 예정이다. 또 지난해 현대중공업이 수주한 리야드 PP11 민자발전설비 프로젝트에도 PCS7이 공급이 되어 있다.
●● 경쟁사 대비, EPC 비즈니스에서 지멘스가 갖는 경쟁력은 무엇인가.
1847년 독일에서 탄생한 지멘스는 160년 간 전기·전자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해왔다. 특히, 연구개발 분야에 쏟는 과감한 투자는 지멘스가 자랑하는 ‘혁신’의 원동력으로, 지멘스는 지난 2010년 기준으로 매출액의 5.1%에 달하는 38억 유로를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세계 30여 개국 178개의 연구개발센터에서 3만여명의 전문 연구개발 인력들이 소재·신광원·의료·미래형 공장·로봇·친환경 에너지·물류 등의 분야에서 연구개발 중이며, 집중적인 연구개발사업으로 지난 2010년 8800여 건의 특허를 출원해 총 5만7900건의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전철, 금속선을 이용한 백열등, 인공 심장 박동기, 초음파 진단기, 디지털 방식 전화교환 시스템 등은 지멘스가 세상에 가장 먼저 선보인 기술과 제품이다.
또 현재, 지구촌 곳곳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추진되고 있는데, 화석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으로, 지멘스는 H-Class 가스터빈이란 고효율이자 친환경적인 신기술을 특허출허해놓은 상태다. 이 기술은 최소한의 발전연료로 최대한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로서, 연료절감에 따른 온실가스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지난해 지멘스가 한국에 투자한 비용은 6,700억원으로, 최대한 국내 기업과의 협력관계를 모색하는 것이 지멘스 본사의 핵심전략이다.
●● 현재 Foundation Fieldbus나 무선기술과 같은 신기술에 대한 수요가 EPC 시장에서 확대가 되고 있는 추세다. 지멘스가 주도하고 있는 Profibus-PA는 프로세스 시장에서 Ff에 비해 영향력이 적은 것으로 보이는데.
오일 & 가스 업체들의 거의 대부분이 미국 업체라서 Profibus-PA가 약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유럽에는 오히려 Profibus-PA가 많이 적용되어 있다. 국내에서도 수처리나 철강 분야에서는 Profiusbus-PA의 레퍼런스가 상당수 확보되어 있다. 즉, Ff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의미다. 현재까지 중동지역은 오일&가스 플랜트가 주도를 하고 있지만, 신흥국이나 아프리카는 어떻게 상황이 바뀔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 2012년 EPC 시장전망을 어떻게 하나.
올 4/4분기에도 중동지역 발전 플랜트를 중심으로 한 추가 수주가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프로젝트 대형화에 따른 파이낸싱 문제와 세계 경기 침체 등으로 프로젝트 수주는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기계류 수요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중국, 러시아 등의 경기선행지수 추이를 보면 해외 주요국 경기가 점차 하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 주력 지역인 중동지역도 2013년까지는 수주가 수월해도, 그 이후부터 플랜트 발주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 EPC 시장 확대를 위한 지멘스의 전략은 무엇인가.
국내 EPC 기업과의 협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EPC 업체들이 현재 중동은 물론 아프리카·남미 등의 지역으로 진출해 매출신장에 기여하고 있는데, 이들 기업과의 협력으로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시장으로의 활발한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앞선 기술을 자랑하는 풍력발전 분야 또한 미래 시장에 해당한다. 향후, 해상 풍력발전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 국내 기업들과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대비하고 있다.
●● EPC 시장에서 요구되는 기술적인 트렌드로는 어떤 것이 있나.
최근 석유 및 가스, 화학, 석유화학 및 탄광 채굴 분야 등의 시장에서 방폭(Ex)기능을 수행하는 모터 및 드라이브 장비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방폭 솔루션을 이용, 주요 프로젝트 컨설팅 및 피트연구, 엔지니어링, 조달 등이 수행되고 있으며, 오리지널 기계부터 맞춤형 기계제작에 이르기까지 전 영역에 걸쳐 사용되고 있는 중이다 .
이러한 상황에 대응해 지멘스에서는 몇 년 전 Loher사를 인수해 로허사의 지난 60년간 축적된 노하우와 기술력이 집약된 방폭모터 솔루션을 제안하고 있다.
●● 중국 EPC 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는 국내 EPC 업체들의 대응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나.
한국 EPC업체의 경쟁력 중 하나는, 국내 고도화 정제 시설 증설 경험에서 축적된 기술적 노하우다. 유럽 정유사는 고품질 경질유를 사용, 중질유를 쓰는 한국 대비 기술수준이 높지 않으며, 70년대 이후 유럽은 증설이 많지 않은 반면, 국내 정유사는 90년대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정제설비를 증설하고 있어서 한국 EPC 업체의 수주 점유가 예상된다.
●● 프로세스 분야에서의 새로운 업그레이드 계획이 있나.
내년 2월 윈도7 기반의 PCS7 8.0 버전이 출시될 예정이다.
지멘스 백상백 차장 · 한규섭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