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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개혁의 필요성
수 년 간의 망설임, 협상 및 검토를 지나, 마침내 영국에서 새로운 원자력 발전소의 건축이 결정됐다. 이는 1995년 영국 동부 해안에서 발전을 시작한 Sizewell B 이래 최초다. 그러나 축하보다는 안도가 주를 이룬 뉴스들이 쏟아져 나왔다.
Hinkley Point에 위치한 기존 발전소 두 곳 부지에 건축될 예정인 신규 발전소는, 구축비용이 250억 파운드 정도로 예상되며, 2020년대까지는 전력 생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발전소 운영 업체인 EDF는 현재 가격의 약 2배에 달하는 전기 요금을 보장 받았고, 이 요금은 최소 35년 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한다. Hinkley Point는 EU에서 진행 승인을 받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국가 지원이라는 논란으로 주변 EU 회원국들의 반대에 부딪혀 프로젝트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그러나 때로는, 오랫동안 프로젝트가 지연되고 있고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는 이 발전소가, 여전히 미래를 향한 일보 진전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영국 정부가 더 나은 협상을 만들어 내기를 기대할 수도 있지만, 만일 좌절된다면, Hinkley Point가 원자력 부흥의 최초이자 최후가 될 수도 있다.
최근, 스코틀랜드에 소재한 Hunterston B 원자력 발전소의 원자로 한 대에서 리액터를 감싸고 있는 3천 개의 흑연 벽돌 중 두 개에 균열이 발생했다는 보고가 있었다.
이 뉴스가 발표된 이후, 새로운 원자력 발전소의 필요성이 대두되게 됐다. 관련 뉴스에 따르면, 노화 중인 영국의 가스 냉각 원자로는 그 동안 여러 사건을 겪어왔기 때문에 더 이상 원자로를 유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으며, 결국 공급 위기 악화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더욱 심각한 문제는 영국 에너지 정책의 균열이다.
영국은 향후 몇 년 동안 에너지 최대 수요치가 에너지 최대 공급치 보다 적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수년 간 그래왔던 것처럼, 향후 몇 년 동안 많은 발전소가 폐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중 일부는 수명 주기가 다한 원자력 발전소이고, 일부는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폐쇄 위기에 처한 화석 연료 발전소이다. EU의 LCPD(대형 연소 발전소에 대한 지침)는 석탄 및 석유 화력 발전소가 오염 표준을 반드시 충족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들 발전소 중 다수는 업그레이드되었지만, 영국은2020년까지 신재생 에너지원으로 전체 에너지 요구의 15%를 생산할 것을 공언하였으며, 이는 30%의 전기가 신재생 에너지를 공급원으로 사용하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상대적으로 오래된 석탄 및 가스 발전소 다수는 아무리 배출 기준에 신경을 쓴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폐업이 불가피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영국의 이러한 노력과 발전소의 폐쇄로 이어지는 하나의 결론은, 다가올 겨울에는 최대 수요치와 최대 공급치의 격차가 더 좁혀질 것이라는 점이다. 내년 동절기, 이 격차는 최소 4%에 달할 수 있는데, 현재 4 곳의 발전소가 폐업한 것을 간주한다면 전력 부족의 위험성은 상당해 보인다.
그렇지만, 예비 석탄 및 가스 발전소의 재가동 능력과 전기 미사용 기업에 대한 보상을 포함한 일련의 비상 대책으로 집안에 전기가 끊어지는 사태가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영국 정부는 유럽 대륙과의 투자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예로, 프랑스의 원자력 발전소를 이용해 부족분을 채울 가능성도 존재한다.
문제는 일부 정치인들의 우유부단함과 기후 변화에 대한 과도한 집착의 결합이 수년 간 계속되어 왔다는 점이다. 에너지 시스템에 필요한 세 가지 기본 요구 사항은, 전력이 가능한 한 신뢰성이 높으며, 풍부하고, 저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환경에 대한 우려가 근본 사안의 논의를 흐리고 있다.
기후 변화에 대한 간단한 대응책 중하나는, 원자력 발전에 대한 새로운 흐름을 포함, 에너지를 공급하는 믹스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지금껏 원자력 발전소는 환경적 이유를 들어 대다수의 논의에서 제외되어 왔다. 스코틀랜드의 경우, SNP 정부는 여전히 신규 원자력 발전소를 차단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에너지 생성에 대한 야망과 현실성을 찾아보기 어렵다. 야망이 없다는 것은 풍족하고 저렴한 에너지를 생성하고자 하는 추진력의 부족을 의미한다. 현실성 있는 전략은 영국이 전력 공급 보안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온실 가스 배출을 감축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라는 면에서, 원자력을 통해 상당량의 전력을 생성하는 것이다. 신재생 에너지는 너무 고가이며, 풍력이 부족하거나 태양이 비추지 않는 때를 대비한 가스 발전소의 백업이 필요하다는 신뢰성 문제가 존재한다. 경제 성장과 실질적인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는, 최소의 비용만을 요구하는 최대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러나 그간의 계획들은 요구 수요량에만 맞추거나 최소한의 배출 기준에만 집착해 최대 에너지 효율성을 억지로 쥐어짜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원자력 발전의 가능성이 마침내 인정받는 반면, 가장 간단하고 저렴한 저탄소 에너지로 간주되는 셰일 가스 생산은 대중의 불안감을 무기로 지금까지 지연되고 있고, 태양광 및 풍력은 신뢰성이라는 문제로 미래의 에너지 공급에 크게 기여하기 어렵다.
가장 시급한 사안은, 에너지 생산에 비약적인 도약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기술 연구에 투자하는 것이다. 현재 이러한 시도에 가장 근접한 것은, 프랑스에서 핵융합 발전소를 구축하는 ITER 프로젝트인데, 이 또한 일정 지연, 관리 미비, 정치 공작으로 인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에너지 정책의 중심에는 비용, 신뢰성, 풍족성의 세 가지 요소가 필수적이다. 이제, 하루 아침에 해결될 수 없는 지구 온난화 문제로 인한 공황에서 벗어나, 사회 전체가 마음을 열 수 있는 가능성 및 에너지 생산의 혁명에 대해 장기적인 시점으로 생각해 보아야 할 때라고 하겠다.
자료제공: 한국 에머슨 프로세스 매니지먼트
원자력 발전의 가능성이 마침내 인정받는 반면, 가장 간단하고 저렴한 저탄소 에너지로 간주되는 셰일 가스 생산은 대중의 불안감을 무기로 지금까지 지연되고 있고, 태양광 및 풍력은 신뢰성이라는 문제로 미래의 에너지 공급에 크게 기여하기 어렵다.